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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25명, 한국은 0명…노벨 과학상, 왜 한국은 수상자가 없을까?

해마다 10월이 되면 전 세계 과학계는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에 주목합니다.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학상, 화학상까지, 인류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연구자들이 노벨상이라는 영예를 안게 되는데요.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이 분야에서 단 한 명의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이미 25명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중국조차 3명의 수상자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도대체 무엇이 한국의 노벨 과학상 수상을 어렵게 만드는 걸까요?

일본 25명, 중국 3명…한국은 왜 아직도 ‘0’일까?

2024년 노벨과학상 수상자 발표가 시작되었지만, 올해도 한국인 과학자들은 유력 후보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일본은 꾸준히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며 전 세계 과학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일본은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분야에서 총 25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반면, 한국은 여전히 수상자가 없습니다.

한국이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히 연구 성과의 부족 때문이 아닙니다. 문제는 연구 환경, 지원 체계, 그리고 장기적인 연구를 이어가기 힘든 과학계의 풍토에 있습니다.

한국 과학계, 장기적 연구와 환경의 부족이 문제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의 연구 이력을 분석해 보면, 평균적으로 37.7세에 핵심 연구를 시작해 55.3세에 연구를 완성하며, 그 후 69.1세에 수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수상까지 평균 32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한국의 과학계 환경에서는 이런 연구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국은 여전히 단기적인 연구 성과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며,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장기간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연구비가 단기 프로젝트에 쏠려 있거나, 연구 성과를 빨리 내야 하는 압박감이 크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장기 연구를 이어가기 어렵습니다.

일본은 이러한 장기 연구 환경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많은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일본의 과학계는 연구자가 오랜 시간 한 가지 주제에 몰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연구비 지원도 장기적으로 이뤄져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연구 지원 체계의 차이…한국 과학계의 구조적 문제

한국의 연구 지원 체계는 노벨과학상 수상국들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있습니다. 노벨과학상 수상자들은 대부분 기초과학 연구에 몰두하며, 수십 년간 꾸준히 연구를 이어갑니다. 이와 달리 한국의 연구 환경은 기초과학보다는 응용과학, 즉 빠르게 성과를 내고 경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연구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의 연구자들은 연구비와 인건비 부족 문제로 인해 독립적인 연구를 진행하기보다는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연구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연구자가 자신의 주제를 깊이 파고들 수 있는 시간을 빼앗습니다. 또한, 연구자들의 성과 평가가 단기적인 연구 결과나 논문 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인 연구를 통해 큰 성과를 이루기보다는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한 연구가 우선시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는 과학자들이 기초연구에 오랫동안 매진할 수 없게 만듭니다. 기초연구는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을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커다란 성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이런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이 부족해, 장기적인 연구가 어려운 환경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교육과 연구 문화의 차이…과학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 필요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연구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와 인식의 변화도 필요합니다. 일본과 같은 노벨상 수상국들은 과학 연구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정부의 지원이 두텁습니다. 일본은 이미 1980년대부터 과학 기술 육성을 국가적 전략으로 삼고, 노벨상 수상을 목표로 하는 ‘노벨상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과학기술 연구에 대한 지원과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기초과학 연구자들이 오랜 기간 연구를 지속할 수 있도록 장려했습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과학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응용과학, 즉 경제적 성과를 빠르게 창출할 수 있는 연구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기초과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국민적 관심도도 낮은 상황입니다. 과학자들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은 점도 큰 문제로 지적됩니다.

노벨과학상을 향한 장기적 전략 필요

한국이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연구 환경과 지원 체계를 재정비하고, 장기적인 연구를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기초과학 연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연구자들이 장기간 한 가지 주제에 몰두할 수 있도록 연구비와 인건비 지원을 확대해야 합니다.

또한, 연구자들에 대한 평가 방식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논문 수나 단기적인 연구 성과보다는 연구의 질과 장기적인 기여도를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합니다. 연구자들이 기초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연구의 중요성을 사회 전반에 확산시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론: 노벨과학상, 기초연구의 힘에서 나온다

노벨과학상은 오랜 시간 꾸준히 한 분야를 연구하고, 그 연구가 인류에게 큰 기여를 했을 때 비로소 주어지는 영예입니다. 한국이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당장의 성과보다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장기적인 연구를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합니다.

일본과 중국이 보여준 사례처럼, 국가 차원의 장기적인 과학기술 육성 전략이 필요하며, 과학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지원과 격려가 필요합니다. 한국이 노벨과학상 수상자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서는 연구 환경과 사회적 인식, 그리고 연구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모두 조화를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